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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IT업계

일본MS에서 서포트 엔지니어로 최종 면접까지 보고 떨어진 이야기

by ispie 2018. 9. 10.



작년 2017년 12월부터 올해 2018년 3월에 걸쳐서 본의아니게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의 채용 프로세스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라 가볍게 메모 겸 남겨봅니다. 참고로 일본에서의 면접이라 일어 베이스로 진행했습니다.

1. 진행 시간순서

진행 내용
2017 12월 XX일 일본MS 인사부 사람에게서 링크드인 메세지를 받음
2017 12월 XX일 이력서와 경력서를 보냄
2017 12월 XX일 인사부 사람과 전화면담
2018 01월 XX일 리더급의 사원 한명과 캐쥬얼 면담(1시간/사실상 1차면접)
2018 01월 XX일 일본MS의 오픈하우스 참가
2018 01월 XX일 1차면접 통과 연락이 옴
2018 01월 XX일 인사부와 전화면담(1차 면접에 대한 피드백과 조언)
2018 02월 XX일 2차면접(2시간/리더 2명과 Escalation Engineer 2명)
2018 02월 XX일 2차 면접 통과 연락이 옴
2018 02월 XX일 3차 면접(최종면접. 1시간/매니저 2명)
2018 03월 XX일 불채용 통지 도착


2. 상세 내용

2-1. 캐주얼 면담(1차 면접)

신입부터 일본MS에 들어간 엘리트인 리더 한명과 1대 1면담이었습니다.

순진한 저는(?) 정말 캐주얼 면담인 줄 알고 정장도 안입고 기술과 일 얘기 위주로 가볍게 얘기했는데 상대가 주로 걱정하는건 네가 정말로 서포트 엔지니어를 할 수 있겠는가…? 였던것 같습니다.


그 리더의 얘기를 들어 보자면 일본MS의 서포트 엔지니어는 개발관련 스킬을 활용할 일은 드물고 주로 메일이나 전화를 통한 고객대응이 메인인 모양이더라구요. 초고급 엔지니어는 미국MS에서 관리하는 솔루션의 소스코드 수정도 할 수 있다!고 어필은 하는데 애초에 소스코드를 만져야 할 정도의 서포트 안건은 0.7%정도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일본에 있는 (소스 열람 권한이 있는)Escalation Engineer도 팀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몇십명 중에 1명꼴이라고… 그러면서 본인도 개발에 대한 의욕은 있지만 그건 일 외의 부분에서 만족하고 있다고 하면서 그래도 여기가 “돈은 많이 준다” 고 살짝 강조했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부족하다 생각하는 영어실력때문에 “여기에 들어오려면 영어는 필수지 않냐. 그래서 자신이 없다”라고 말하니 리더가 “엄… 이거 말해도 될진 모르겠는데… 사실 영어 크게 안봐요. 면접에서 영어 물어보는 경우도 복불복임”이라고 얘기 했습니다. 차후에 전화면담에서 들은 내용을 종합하자면 토익 점수가 있는 경우는 일단 영어 인터뷰를 보긴 보는듯 합니다.


2-2. 1차면접 통과후의 전화면담

1차 면접이 끝나자 링크드인으로 메세지를 준 인사부의 사람이 채용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하면서(?), 일본MS에선 채용프로세스를 진행하는 인사담당자와는 별도로 후보자를 찾고 지원해주는 부서가 따로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전화면담을 요청해 오길래 2차면접을 하기 전에 전화 면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지는 1차면접에서 기술적인건 좋게 평가하는데 서포트 엔지니어 에 대한 이미지가 분명하게 있는지가 불안하다. 서포트에 실망해서 바로 개발하겠다고 나가버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면접관이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그걸 2차 면접에서 보완해 주길 바란다. 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일본MS의 서포트 엔지니어가 그렇게 개발과 동떨어졌는지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살짝 MS뽕도 맞은 상태여서 다음 면접에서 주의해서 잘 하겠다~ 일본MS주최의 오픈하우스에서 업무에 대한 설명도 잘 들었으니까 괜찮다~ 라면서 마무리 했습니다.


2-3. 2차 면접

2시간에 걸친 면접으로 초반 1시간은 리더 2명과, 후반 1시간은 기술자 2명과의 면접이었습니다. 리더 2명은 둘다 대학졸업하고 바로 일본MS에 들어와서 관리직 테크를 탄 사람들이었고, 기술자 2명은 20여년 전에 중도입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3-1-1. 2차 면접에서 인상 깊었던 질문

당신을 뽑으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무슨 이점이 있는가 (각각 2번이나 물어봄)
  • 최근에 제일 기술적으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에피소드
  • 최신 기술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수집하는가
  • 남들에게 기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 MS기술 관련의 실무관련 질문(저의 경우엔 C#, .NET, Entity Framework이 메인인데 이건 지원한 팀에 따라 다를듯.. Azure지원하니까 Java빌드에 대한 질문을 하더라는 얘기도…)
  • 영어 잘하냐


2차 면접은 제대로 프리토킹도 안되는면서 혹시나 몰라서 영어로 자기소개를 준비해 갔는데 거의 영어는 안물어 봐서 안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주로 실무위주의 기술얘기는 이때 제일 많이 물어봤던것 같네요.


3-1. 3차 면접(최종면접)

3차 면접은 매니저 2명과 1시간 정도 면접을 했습니다. 당시 면접을 끝내고 이후 붙었을 경우에 다음 면접이 있느냐고 물었을때 “면접은 이번이 끝이다” 라고 했으니 일단 최종면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1-1. 3차 면접에서 인상 깊었던 질문

  •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포트 엔지니어로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이미지 하고 있는걸 말해라
  • 친구/현재 직장에 앞으로 당신이 MS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설명해라
  • 학생때 가게에서 서비스업(접객)의 알바나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는가
  • 당신이 제공한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건가
  •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어떻게 하는게 좋은가
  • 그리고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은 어떡헤 할건가
  • 지금 회사의 단점과 장점은 무엇인가
  • 당신이 기술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설명해라
  • 영어 잘하냐


전체적으로 기술적인것 보다는 서비스정신을 본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면접이었습니다.

애초에 매니저가 고객만족에 대한 질문을 한 뒤에 보충설명으로 하는 말이 “나는 디즈니를 목표로 하고 있다”(=디즈니 처럼 고객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여서 잠시 이해가 안되서 멈칫 했는데, 암튼 그러하시답니다… 나름 열심히 대답 했다고 생각하는데 떨어진 것을 보면 그분의 디즈니 월드에서 전 미달이었기 때문이겠지요.


3-1-2. 면접에서 들은 내용으로 기억나는것

  • 모 팀은 한국에 X명(10명 이하)가 있는데 한국은 매니저가 없어서 일본에서 매니징&기술지원을 일부 맡고 있다는 것.
  • 모 팀은 매니저는 일본에 3명, 중국에 5명 존재함. 일본 고위 매니저 한명은 중국 매니저들을 관리하고 있으면 이 사람의 상사는 미국에 있음.
  • 매니저는 관리/서비스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 리더는 엔지니어와 같이 고객을 중심으로 일하며 매니저랑 서비스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사람.
  • 서포트 할때는 당연하지만 매뉴얼 같은게 없고 방침만 있고 그외는 각자 알아서 함. 그래서 가치관이나 생각을 중시함.


3. 마무리

그리고 최종면접이끝나고 2주 이상 아무 연락이 없다가 MS공통 포맷으로 추정되는 “이 포지션엔 당신 말고 더 적합한 사람이 있어서..” 라고 영어로 써 있는 PDF가 첨부된 메일에 도착하였고, 저의 3개월 남짓 가졌던 MS뽕은 꺼졌습니다….

저도 사람이니까 아 나도 MS에서 일할 수 있을지도!? 업무는 빡세겠지만 연봉은 쎄겠지?라고 살짝은 기대를 했거든요.


사실 최종면접에서 접객 경험등을 언급해서 “아.. 지금의 나랑은 안맞을 수도 있겠다.” 라고 조금 느끼긴 해서 각오는 했는데 실제로 불채용 결과를 받는건 또 다르더라구요… 한 일주일간 이것때문에 우울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담으로 저에게 링크드인으로 메세지를 보내왔던 일본MS의 인사부의 사람은 그후 다른 회사로 전직했고…(링크드 인에서 친추가 되었기 때문에 전직과 동시에 알림이 왔다는..) 일본의 하테나 북마크를 경유로 일본MS에 신졸로 입사한 후 서포트 엔지니어를 하던 신입의 한맺힌 포스팅을 보고 일본MS에 대한 꿈은 살포시 접게 되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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