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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IT업계

일본에서 귀국 후 한국에서 재취업하기까지

by ispie 2019. 9. 8.

한국에 귀국한 이후 한국 폰/계좌/공인인증서 등등 한국 생활에 필요한 잡무 & KOSA 경력증명서를 위한 공증 및 서류 준비 & 취준을 거쳐 무사히 모 회사에 최종 합격하여 9월부터 출근하고 있습니다.

 

KOSA 경력증명서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일본에서 오래 근무하다가 한국에서 1x 년 만에 취업활동을 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사람인과 잡코리아에 이력서 등록하다

귀국을 결심함과 동시에 사람인과 잡코리아에 가입한 후, 이력서를 등록하였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 국문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만 작성하였고 자소서는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의 전직은 주로 전직 에이전트(헤드헌터)를 통해서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비슷하겠거니...라는 생각에 이력서를 공개해 두었습니다. 

 

2. 헤드헌터와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다

귀국 후 지방의 부모님 집에서 거주 중이라 서울로 면접을 보러 가려해도 금전적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에 나름 신중하게 채용공고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하나 둘 헤드헌터에게서 전화와 메시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주로 기술 스택이 전 직장과 일치하는 것을 중심으로 때로는 헤드헌터의 설득에 휘말려 가면서 각각 다른 헤드헌터 경유로 대략 5개 정도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 모 솔루션 회사 > 사내 개발로 알고 지원하였으나 실은 자사 솔루션를 고객에 맞춰 설정을 커스터마이징 하는 업무가 중심으로 외주 파견, 그것도 일본 고객처 파견을 위한 사원 채용이라는 것을 면접 중에 알게 되어 내가 찾고 있는 업무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고 나옴. 이후 헤드헌터 경유로 회사에서 사내 개발시켜주겠다는 말을 했으니 다시 만나보는 건 어떠냐라는 연락도 왔으나 깨끗하게 거절함.

 

- 모 콘텐츠 회사 > 지금까지 했던 기술 스택 & 업무가 매우 흡사하여, 여긴 정말 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소서가 필요한지 헤드헌터에 문의해 보니 경력직은 자소서가 필요 없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이 채용되기 전에 빨리 지원해야 한다면서 서둘러 이력서를 달라고 재촉함. 좀 찝찝하지만 한국 실정은 잘 모르기도 하여 이력서를 제출함. 그리고 서류에서 탈락... 이후 취업포탈에서 직접 지원한 비슷한 기술 스택의 회사들은 다들 최종면접까지 갔던지라 아무리 생각해 봐도 헤드헌터의 영향이 큰듯함. 해당 헤드헌터는 내가 서류에서 떨어지자마자 이후 다른 구인 안건은 소개 조차 하지 않고 연락도 끊어짐.

 

그 외 회사는 헤드헌터의 설득에 의해 넣었던지라 딱히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력서 공개 및 헤드헌터 이용은 안 하고 다소 번거로워도 본인이 직접 해당 회사의 채용공고에 맞추어 서류를 준비하고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성실하게 안건을 찾아주려고 했던 분도 한분 계셨지만 이력서 공개하자마자 헤드헌터로부터  "지금 구직 상태 어떻냐. 당신 기술 스택을 읉어봐라. (만약에 어떤 기술은 잘 못한다고 하면) 아 너 이건 못하냐? 그럼 잘하는 사람 소개해 줄 수 있냐?"... 등등 정말이지 무식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전화를 받았을 때 아 얘네는 쉽게 상대하면 안 될 놈들이구나. 싶었습니다.

 

특히 잡코리아에서는 이력서 공개는 절대 하면 안 되며(개인적으로 사람인보다 더 질이 낫다고 느꼈습니다. 위의 전화 에피소드가 제가 잘 모르고 잡코리아에 이력서를 공개 설정으로 한 뒤 반나절만에 받은 전화 내용입니다), 사람인의 경우는 이력서의 열람 제한 업종에 [솔루션·SI·ERP·CRM]를 꼭 체크합니다. 해당 업종에 지원하고 싶더라도 직접 찾아서 지원하는 것이 백배 낫습니다.

3. 포털에서 직접 지원해서 최종 합격 통지를 받다

주로 사람인을 통해 지원했습니다. 이유는 이력서의 각 항목 관리가 편하다/회사별로 자소서 관리가 편하다. 이 두 개였습니다.

 

사람인을 통해 x개사에 지원을 하였고, 신중하게 회사 하나하나에 맞춰서 서류를 새로 써 가며 지원한 덕분인지 80% 이상의 회사에서 면접 및 인적성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지원한 회사의 절반에서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때로는 최종 면접일은 잡혔으나 1차 면접에서 들은 업무 내용이 미심쩍어 지원 포기를 하거나, 다음 면접 일정이 잡히기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어져서(3주 이상) 아쉽게도 지원 포기를 해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종 합격한 회사들 중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현재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4. 일본에서 IT 일을 하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취준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조언을 한다면

일본에서 IT일을 하다가 온 사람의 개인적인 기준입니다.

 

  1. 취업포털의 이력서는 무조건 비공개로 한다. 불안한 마음에 이력서를 공개하려 한다면 열람 제한 업종에 [솔루션·SI·ERP·CRM]를 꼭 체크한다. 하지만 가급적 헤드헌터는 사용하지 마라.
  2. 로켓펀치는 아이돌 그룹 이름이다. 스타트업도 급하면 사람인에 채용공고를 올리니 스타트업에서 만든 스타트업/벤처 구인 사이트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채용공고는 사람인만 봐도 족하다.
  3. 자소서는 회사마다 새로 작성한다. 특히 지원 이유/포부는 여러 번 고민하면서 새로 작성한다.
  4. 중소 IT벤처기업일수록 즉시 전력이 될 사람을 요구하기 때문인지 기술면접이 힘들고 몹시 까다로운 것 같았다. 중견 IT회사 또는 IT가 아닌 외자계는 과거 프로젝트와 사용 기술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 보였다. 할 수 없는 것, 해보지 못한 것은 솔직히 말하는 편이 아는 척 하는 것 보다 플러스가 된다.(모른다고 솔직히 말했는데 최종 합격 하였음...)
  5. 일본계 회사에 지원 시에는 일문 이력서와 일문 경력기술서도 함께 제출하는 것이 좋다. 일본어 문서작성 능력의 어필도 되며 일본인 임원들이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고 검토할 때도 편하기 때문이다 (외자계는 거의 100%의 확률로 임원급은 외국인이므로 해당 공고에 해당 언어의 이력서를 요구하지 않더라도 그에 맞춰 이력서를 제출하면 플러스가 된다).
  6. 한국 기업은 연봉 협상을 위해 작년 원천징수표와 마지막 3개월치의 월급명세서를 요구하는 케이스가 있다. 일본의 과세증명서와 월급명세서는 미리미리 스캔해서 PDF로 만들어 두면 제출할 때 편리하다.(면접 중에 이와 같은 요구를 받고 일본의 과세증명서와 월급명세서를 제출하여 구체적인 연봉 액수를 제시받은 적이 있었다.)
  7. 회사에 따라 평판조회를 위해 이전 회사 연락처와 담당자를 기입하라는 회사도 있다.(한국 회사에서 일본 회사의 일본인 담당자에게 전화라도 하려는건가... 하고 생각하면서 제출했다...)
  8. 일본계 회사는 1차 면접은 일본어+한국어, 2차 면접은 일본어 100% 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일본어로 자기소개는 꼭 시킨다.
  9. 가능하다면 일본에서 귀국 전에 취업활동을 해서 한국 회사에 입사 확정이 된 다음에 들어오는 것이 제일 좋다.... 취준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감도 낮아지고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10.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에서 제시하는 개발자 연봉은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하나같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 또는 그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해 주었음. 단 일본에서도 경력대비 낮은 연봉이긴 했음.)

 

5. 마지막으로

귀국을 얘기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국에서의 취준도 끝나고 새로운 회사에서 일에 매진할 일만 남아있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서 계속 지낼 예정이라 [일본] 카테고리를 사용할 기회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만, 간간히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글을 남겨볼까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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